<aside> 📌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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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컨셉 (words by Kokuba Yukifusa)

어릴 때 대만고무나무(가쥬마루) 아래 만들어진 거대한 그늘을 보고 길이 400m, 면적 3,000 평에 달하는 필로티를 건축적으로 구현했다. 반 야외의 필로티 공간은 오키나와의 강한 햇볕을 막아주고 통풍이 잘되는 공간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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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쿠바는 1939년 오키나와 나하시 출신으로 건축공부는 와세다대학에서 시작했다. 그러다 고향에 정착한 건 1967년이다. 자신의 형이 대표로 있던 주식회사 쿠니켄(國建)에 취직한 뒤 상징적인 건축물을 오키나와에 던져뒀다. 대표적인 건축물로는 문비치호텔(1975), 나하시민체육관(1986), 오키나와 공문서관(1995), 추라우미수족관(2002), 나하시청사(2012) 등이 있다.

— 미디어제주 2018년 오키나와 건축 기획특집 기사 발췌

리조트 공식 홈페이지 소개글에 따르면, 미군 조종사가 밤에 오키나와 상공을 날다가 달빛에 반짝이는 초승달 모양 모래사장을 발견한 것에서 문비치라고 명명되었다. 호텔이 지어지기 전에는 미군을 위한 휴양 해변으로 쓰이다가 건설사 쿠니켄이 부지를 사들이면서 리조트 시설을 개발하게 되었다. 해양박람회 개최 시기(1975년)에 맞추어 준공하여 박람회 기간동안 많은 관광객이 다녀간 것을 시작으로 오키나와 관광 리조트 사업이 본격적으로 활발해졌다.

건설 공사 중인 문비치 호텔 항공사진. 초승달 (보다는 그믐달?) 모양의 백사장을 확인할 수 있다.

건설 공사 중인 문비치 호텔 항공사진. 초승달 (보다는 그믐달?) 모양의 백사장을 확인할 수 있다.

해변은 물론이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산중턱까지 온갖 호텔 체인과 리조트 시설이 난무하는 오키나와 본섬을 구글 지도에 크게 띄워놓고, 나는 사촌언니의 결혼식이 끝나고 추가로 숙박할 곳을 찾고 있었다. 문비치 호텔이 추천 리스트에 뜨자 이에 대해 구글링하기 시작했다. 호텔을 검색하다 우연히 발견한 것은 미디어제주의 2018년 특집 기사. 어떤 기자가 오키나와의 건축을 통해 제주 건축의 미래를 살펴보자는 취지로 취재한 내용이 자세히 담겨있었다.

기사에 따르면 호텔을 설계한 고쿠바는 지역성, 풍토, 인간과 자연에 관심을 두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한 리조트를 건설하는 동시에 고무나무 아래 그늘과 지역 주민을 생각했다는 점이 처음에는 와닿지 않았는데, 아래 시장 풍경과도 같은 사진을 보고는 바로 수긍하였다.

문비치 호텔 1층 필로티 전경. 3,000여평에 달하는 면적을 지역주민에게 개방하여 누구나 쉴 수 있게 만들었다.

문비치 호텔 1층 필로티 전경. 3,000여평에 달하는 면적을 지역주민에게 개방하여 누구나 쉴 수 있게 만들었다.

호텔 부지에서 다양한 음악 행사를 개최하였다. 95년까지 젊은 음악인 지원을 위한 음악 캠프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는데, 프로그램에 참여한 음악인을 위한 객실에는 그랜드피아노를 따로 설치하기도 했다.

호텔 부지에서 다양한 음악 행사를 개최하였다. 95년까지 젊은 음악인 지원을 위한 음악 캠프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는데, 프로그램에 참여한 음악인을 위한 객실에는 그랜드피아노를 따로 설치하기도 했다.

ㄴ자의 외측 모서리에 위치한 출입구 부분. 필로티 하부가 유리창으로 막혀있다.

ㄴ자의 외측 모서리에 위치한 출입구 부분. 필로티 하부가 유리창으로 막혀있다.

주요한 컨셉이었을 1층의 개방 필로티는 끝까지 유지되지 못했다. 2005년 작성된 칼럼에 필로티가 사라진 것이 아쉽다는 설계자의 감상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보면, 꽤 오래 전에 형태가 바뀐 것 같다. 공용 공간에서 미군들이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고, 태풍이 불 때도 위험하기 때문에 유리창을 설치했다고 한다. 내가 갔을 때도 1층은 전부 유리벽으로 둘러싸여 실내로 구획되어 있었다.

식물 커튼, 뚫린 지붕이 있는 수공간. 조명이 꽤 밝았다.

식물 커튼, 뚫린 지붕이 있는 수공간. 조명이 꽤 밝았다.